영화데이터로 분석하는
영화 시장의 젠더 불균형

Gender Inequality in the Film Industry
through Data Analysis

2015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2명 이상 감독의 공동 연출작 포함
662 편 중

남자 감독

608

여자 감독

100

비슷한 시기에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감독들을 비교해 볼까요?

필모그래피 비교

3년에 한 편 씩 영화를 만드는 남성 동료들과 달리, 이경미 감독은 차기작을 찍는 데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제작비 비교

제작비 비교 기준: 순제작비
이경미 감독의 제작비 정보가 없어 순제작비 기준으로 비교 / 김한민 감독의 극락도 살인 사건 제작비 정보가 없어 0원

같은 해에 청룡영화 신인상을 받은
배우는 어떨까요?

필모그래피 비교

비교 기준: KOBIS 기준 장편영화 주연배우

한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 중
스크린에서 훨씬 더 자주 만나는 얼굴은 남성배우입니다.

한국영화 산업의 성비

감독 성비
전체: 영화 662편의 감독 708명(공동 감독 포함)
메인작가 성비
전체: 작가 662명
* 공동작가의 경우 데이터 list의 맨 윗사람
주연배우 성비
전체: 배우 662명
* 출연진 데이터 list의 맨 윗사람


감독, 작가, 배우 세 영역 모두 여성이 주도적으로 영화에 참여하는 비율이 절반 미만이며,
감독의 여성 비율이 가장 적습니다.

감독 성별에 따른 여성 동료 기용률

남성 감독의
여성 작가,배우 기용률
여성 감독의
여성 작가,배우 기용률

여성이 메인 작가와 주연 배우로 선택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감독의 성별임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감독의 성비가 남성 6 : 여성 1로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 같은 수치가 전반적인 영화 산업 내의 젠더 불균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5 - 2019, 제작비 100억 이상을 받은 감독

남자 55

여자 1

[말모이]
엄유나 감독

최근 5년 개봉영화 중 흔히 말하는 대작,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총 56편입니다. 이 중 55편의 감독이 남성이고, 단 1편만이 여성 감독의 작품입니다. 남성 감독이 만들어야만 흥행이 되기 때문에 여성 감독에겐 대작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걸까요?

유일한 여성 감독의 대작 ‘말모이'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남성 감독의 대작 55편 중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24편으로, 반절이 넘지 않는 43.5%에 불과합니다.

2015년 1월 ~ 2019년 8월 개봉 한국영화 662편 대상
개별 영화의 성평등 지수를 평가한 후,
이를 토대로 영화 산업 내 젠더 불균형을 더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성평등 지수 평가
영화의 성평등 지수를 평가하는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
벡델테스트 Bechdel Test
'Mo Movie Measure' 또는 'Bechdel Rule' 이라고도 하는 Bechdel Test 는 다음 세 가지 기준을 지정하는 간단한 테스트입니다.
- 남자 이외의 것에 대하여
-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 적어도 두 명의 여성이 출연
이 테스트는 1985년 'The Rule' 이라는 스트립에서 Alison Bechdel의 만화 'Dykes to Watch Out For'에서 대중화되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모두 파악해야 평가를 할 수 있는 나머지 4개 테스트와 다르게
F-rated는 데이터만으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며, 좀 더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합니다.

간단한 설명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용어를 사용

F-0 | 감독, 작가, 배우 중 여성이 0명 참여 한 영화
F-1 | 감독, 작가, 배우 중 여성이 1명 참여 한 영화
F-2 | 감독, 작가, 배우 중 여성이 2명 참여 한 영화
F-3 | 감독, 작가, 배우 중 여성이 3명 참여 한 영화

한국영화 산업,
F등급으로 다시 보기

제작 단계
배급단계
상영 단계
제작단계에 비해 배급단계부터 여성영화 비중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F-0 등급의 비중은 15.8%가 증가한 반면, F-3 등급은 ¼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여성영화는 많은 관객을 만날 기회부터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배급사

현재 한국영화 시장에는 4대 배급사 영화들의 총 상영횟수가 전체의 72.4%를,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대 배급사가 무려 87.4%나 차지하는 독과점 현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배급사를 통해 배급되느냐가 흥행의 주요요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10대 배급사는 F-0 영화를 42~100%, F-3 영화는 0~11%로 배급하고 있었습니다.

전국 관객 수 = 0.3098 x 총 배정 좌석 수 - 186300 (R2=0.9)
* 총 배정 좌석 수 = 한 영화의 각 상영마다 해당 상영관에 있는 좌석 수를 모두 합친 값
  (전국 524개 영화관 내 모든 상영관, 2015.01~2019.08 상영시간표 기준)

회귀분석을 해 보니, 배급량은 관객 수 스코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배정 좌석 수가 1개 늘어날 때마다 관객 수가 0.3명 늘어났습니다.
또한, 관객 수와 매출액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거의 똑같이 움직이는 지표였습니다. (상관계수 0.99)
결국 배급이 많이 될 수록 흥행성적이 좋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배급량이 비슷한 규모인 영화끼리만 비교가 가능했습니다.
‘총 배정 좌석 수’를 기준으로 662편의 영화를
규모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이 때, 총 배정 좌석 수에 따라 움직이는 관객 수나 매출액이 아닌, ‘좌석판매율'을 흥행성적의 지표로 설정했습니다.

* 총 배정 좌석수가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서 다른 영화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극한직업'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

소규모 영화
1,000,000석 미만
중규모 영화
10,000,000석 미만
대규모 영화
10,000,000석 이상

회귀분석 결과,
대규모 영화군과 소규모 영화군에서 여성영화의 흥행성적이 더 좋았습니다.

좌석 판매율(상관도 기울기)
영화 662편 ols 회귀분석
대규모    2.2771 x F등급 + 29.0179
중규모  -0.0838 x F등급 + 27.6904

소규모
    0.5443 x F등급 + 16.0421

대규모 영화와 소규모 영화는 F등급이 높을수록 좌석판매율이 높습니다.

대규모의 영화의 경우, 동일한 영화가 F등급이 1이 오르면 좌석판매율이 2.28%p 만큼 오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F0등급 영화가 F3등급이 된다면, 좌석 판매율이 6.84%p만큼 상승하고 전국 관객수와 전국 매출액도 그만큼 상승할 것입니다.


중규모 영화군에서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이 때 F등급은 좌석판매율을 결정하는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 계산식을 바탕으로, 가상 캐스팅을 해볼까요!
F-0등급 영화가 F-3등급이 된다면?

대규모 영화 그룹군에 속하는 내부자들의 흥행성적


좌석판매율
28.43%

전국관객수
7,071,763명

전국매출액
56,596,582,057원

좌석판매율
35.27%
6.84% 증가

전국관객수
8,774,633명
170만명 증가

전국매출액
70,224,954,740원
136억 증가

여성 영화는 돈이 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성이 만들고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시장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봤습니다.
여성을 기용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여성 영화인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를, 한국영화 산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지기를 바랍니다.

사용한 데이터

데이터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www.kobis.or.kr

2015.1 ~ 2019.8
개봉작

2019.10.31. 기준
집계 데이터

한국 영화
662편

성인영화 제외

사용한 툴


데이터 수집: 크롤링, OPEN API (Python)
데이터 분석: Pandas, Numpy, Statsmodels

시각화: Matplotlib, Seaborn, Plotly
커뮤니케이션: GitHub, Slack, Notion, G Suite